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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차차차를 시작으로 수많은 표절, 베끼기 게임이 모바일 판에 산재해 있습니다. 새삼스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인기작 하나가 뜨면 그걸 따라서 수많은 짝퉁이 만들어지죠. 허나 게임 시스템의 경우는 '장르‘로 취급하기 때문에 표절의 대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베끼기 게임들이 과하다고 생각은 들지만, 한편으론 일부 시스템이 겹친다고 모두 표절이라 꼬리표를 붙이면 새로운 게임이 만들어질 수가 없겠죠. 게이머 입장에선 불편하지만, 이해는 됩니다.
여기 캐서린이 있습니다. PS3로 발매됐던 아트러스사의 퍼즐 액션 게임 캐서린을 말하는 겁니다. 벽돌을 넣고 빼면서 길을 만들어 탑을 올라가는 게임으로 퍼즐과 스토리를 살린 어드벤처 파트가 멋지게 섞인 추천작입니다. 여기에 퍼즐앤드래곤과 몬스터 스트라이크도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일본과 한국에서 명성을 떨치는 게임들이죠. 마지막으로 한붓그리기 스타일 퍼즐게임 낭만무림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섞으면 에이틴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짝퉁 게임인 에이틴을 욕하려고 하냐고요? 아니요, 반대입니다. 에이틴은 타 게임에서 주요 시스템, 스토리, 디자인 등 많은 것들을 가져왔으나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자신만의 특징으로 화룡점정을 찍어낸 잘 만들어진 카피 게임입니다.

1. 시작은 캐서린과 페르소나
에이틴의 게임광고 표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디를 어떻게 봐도 캐서린의 컨셉과 흡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화면 가운에 한 명의 여성이 반으로 갈라져 흑발, 금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짙은 분홍색 색 배경, 양 캐릭터, 빨간색 문, 여기에 ‘에이틴’(18)이라는 숫자로 성인물이란 것을 암시하는 것. 이건 캐서린의 주요 등장인물인 두 명의 캐서린, 핑크색 배경, 양 캐릭터의 사용,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 빠져나가는 문, 양 캐릭터 마지막으로 선정성을 카피 문구로 내세웠던 것과 닮았습니다. 꿈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이런 설정은 흔하다지만, 에이틴과 캐서린는 그림체부터 색감까지 너무나 닮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광고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성공한 게임의 이미지를 가져왔기에 친숙했고 광고를 본 사람을 게임 안으로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캐서린을 대놓고 카피했다는 느낌이 강해 거부감이 들었으나 한편으론 에이틴이란 숫자와 이미지 때문에 끌리기도 했습니다.
게임 안으로 들어가서 스토리를 들여다보면 캐서린과 여신전생 페르소나 3편, 4편 시리즈의 오마주라는 것을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활약하는 무대가 ‘꿈’ 인 것 그리고 조연들은 양과 고양이를 비롯한 이형의 모습으로 존재하지만, 주인공은 본 모습 그대로 활동한다는 점은 캐서린과 닮았고, 사람들의 스트레스 때문에 각성한 모습이 마녀라는 것. 마녀를 격파하면 스트레스가 사라지며 본 모습으로 돌아오고 아군이 된다는 것. 이런 부분은 페르소나 시리즈와 닮았습니다. 성공한 게임의 설정에 에이틴의 오리지널 이야기를 덧붙혔고 이는 성공했습니다. 에이틴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시나리오는 아니나 친숙하고 쉽고 무난한 재미를 줍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지속하게 만드는 역할을 완벽하게 해냅니다. 카피 게임에 플러스 알파 이것이 에이틴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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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 붓 그리기에서 한 걸음 더.
에이틴은 퍼즐앤드래곤 같은 퍼즐게임입니다. 퍼즐이 있고 덱이 있으며 강화, 진화 같은 성장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성장 시스템을 먼저 말하면 뻔해서 설명할게 없을 정도입니다. 그냥 퍼즐앤드래곤의 성장 시스템을 그래도 차용했고 여기에 몬스터스트라이크에서 추가된 행운 시스템이 들어갑니다. 행운 시스템은 같은 캐릭터를 합성하면 쌓이는 포인트로 이것이 높으면 퍼즐을 클리어하고 얻는 보상에 보너스를 받아 추가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퍼즐 이야기를 하자면 한 붓 그리기 스타일의 게임입니다. 다양한 색상의 블록들이 있고 이 중 한 가지 색깔을 선택해 끊이지 않도록 연결해 이으면 해당 블록이 파괴되는 방식입니다. 퍼즐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덱에 구성된 캐릭터들이 일정 턴이 지나면 스킬사용이 가능하고 플레이어의 체력이 0이 되면 게임오버가 된다. 이런 것 또한 특별한 게 없습니다. 에이틴은 어느 게임보다 퍼즐게임다운 퍼즐게임입니다. 게임의 제목대로 18개의 블록을 연속해서 이으면 마녀에서 해방 된 ‘여신’의 도움을 받아 공격력이 증가하고 특수 효과를 받을 수 있으며 같은 색 블록은 여섯 개 이상 연결하면 만들어지는 체인잼은 다른 색깔의 블록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 전략적으로 고득점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스테이지와 보스 캐릭터마다 특징있는 방해 패턴을 가지고 있어 이를 파훼하는 재미가 아주 뛰어납니다. 보스 전의 경우 정해진 패턴대로 방해 블록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분석해서 상성이 좋은 스킬을 가진 캐릭터를 덱에 넣는 것이 유효합니다. 힘을 밀어붙이는 것도 가능하지만 낮은 등급의 캐릭터를 사용해도 효율적으로 덱을 구성하고 머리를 굴리면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카드를 집중적으로 성장시키지 않으면 무슨 짓을 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구간이 존재합니다.
3. 퍼즐 게임의 기본을 생각하다.
퍼즐 게임이 재밌는 이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저는 하이 스코어 갱신과 스테이지를 공략했을 때의 짜릿함 때문에 퍼즐 게임을 즐깁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퍼즐앤드래곤 같은 RPG와 퍼즐이 혼합된 장르에선 위 같은 재미를 느끼기 힘듭니다. 느낄 수 없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재미를 게임 초반에 느끼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는 뽑기 시스템 때문에 생깁니다.
뽑기를 통해 고등급 캐릭터를 뽑아 덱에 넣고 진행하면 퍼즐이고 뭐고 그냥 힘으로 눌러 붙이는 방법으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중반 이후로 가면 밸런스가 잡히지만, 플레이 초반에는 어느 게임이든 이런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에이틴도 다르지 않습니다. 뽑기를 통해 처음부터 강한 캐릭터를 덱에 넣고 파죽지세로 게임을 진행하다 막히게 되면 스페셜 던전을 돌아 경험치 강화 카드를 모아 레벨 업을 시키거나 이벤트 보스를 잡아 덱을 강화합니다. 성취감은 없고 노가다만 있는 구간. 에이틴은 이 구간을 퍼즐 게임의 장점을 살려 잘 풀어냈습니다.
에이틴의 스토리 모드에는 정말 여러 가지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로 모든 스테이지엔 점수별로 얻을 수 있는 왕관이 있으며 일정 점수 이상을 얻으면 최고 등급인 왕관 세 개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왕관 세 개를 얻으면 이에 따른 보상이 주어집니다. 두 번째는 아이템 수집입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스테이지는 얻을 수 있는 아이템 종류가 정해져 있습니다. 이를 모두 수집하면 보너스 아이템을 얻게 되는데 이는 강화카드부터 게임 내 유료 화폐인 꿈의 결정까지 유용한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어 도전할 가치가 있습니다. 마녀의 파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플레이 도중 일정 확률로 얻을 수 있는 특별 아이템으로 이 조각을 모두 얻으면 스테이지 보스인 ‘마녀’를 카드로 만들어 덱에 꾸릴 수 있습니다. 이 반복 시스템이 대단한 이유는 고등급 카드로 빠르게 스테이지를 격파만 해선 고득점을 얻을 수 없으며 스킬과 공격력 배수 시스템을 이용해 전략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저등급 카드를 합성시켜 만든 ‘행운 덱’ 으로 아이템 파밍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즉 고등급 카드의 파워를 이용해 스티이지를 파바박 깨고 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카드를 이용해서 여러 방법으로 공략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퍼즐게임의 묘미인 점수 내기. 높은 순위에 등극하기를 잘 살렸고, 저 등급의 카드 또한 활용하여 반복 플레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에 크게 만족했습니다.
4. 카피 게임이 스토리 텔링의 정점을 이루다.
완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겠습니다. 에이틴의 스토리 텔링은 완벽합니다.
게임에서의 스토리 텔링이란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는 동안 실제로 그 세계에 있다고 믿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에이틴은 스페셜 모드를 제외한 게임의 모든 부분에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스페셜 모드도 모드라는 큰 틀이 아니라 스테이지 단위로 보면 이 역시 스토리 텔링이 완벽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토리 모드에서 마녀(보스)를 격파하면 동료로 들어와 게임 내에서 실제로 사용할 수 있고 게임 내 시스템과 모드가 왜 존재하고 플레이해야 하는지에 관한 이유도 이야기로서 잘 풀어냈습니다.
이 중 가장 칭찬하고 싶은 건 퍼즐 게임 내에서의 스토리 텔링, 연출 법입니다.
보스 전에 돌입하면 보컬 BGM이 깔려 피를 뜨겁게 하고 보스는 성우를 기용해 매 턴 마다 보스 음성이 재생됩니다. 보스가 하는 대사는 다음 공격을 암시하며 주인공과 대화를 하며 전투를 치르는 기분으로 만들어 몰입도가 대단합니다. 콘솔 게임을 하면서 ‘이 녀석은 꼭 깨고 말거다’ 하는 기분을 에이틴을 하며 느꼈습니다. 그러나 칭찬은 하지만 특별하진 않습니다. BGM 또한 페르소나4의 그 음악과 느낌이 유사하기 때문에 카피게임이란 타이틀을 벗어내진 못합니다.
정리합니다.
성공한 작품의 핵심 시스템을 그대로 차용한 게임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요즘 게임에 덱 꾸리기, 강화, 진화, 뽑기 이것이 없는 게임을 보는 것이 더 힘들 정도입니다. 에이틴도 마찬가지로 많은 것을 따라 했습니다. 그러나 그냥 단순한 복사가 아니라 이것이 어째서 성공했는지 해석을 하여 안정감을 높여 완성도를 끌어 올리고 에이틴 만의 개성을 금가루처럼 뿌려 아름답게 완성했습니다. 정말 별게 다 있는데 이 중에는 게임 중에 버튼 하나만 눌러 스크린 샷을 찍거나 플레이 영상을 녹화하는 기능도 존재합니다.
밉지만 싫진 않은 게임입니다. 지금까지 서비스한 내용처럼 계속해서 게임의 퀄리티와 콘텐츠의 양과 질을 높이는데 집중하면 언젠가 카피게임이란 꼬리표를 벗어 던질 때가 올 거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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